
1. 관세 전쟁이 시작된 4월, 중국은 희토류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미국 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음.
2. 오늘은 희토류의 가치와 매장량, 그리고 국가들이 어떻게 희토류 확보에 나서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함.
3. 희토류는 17개의 원소를 통칭하는 말로, 광물 내에 한꺼번에 존재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분리하는 데에 100단계가 넘는 복잡한 공정과 엄청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음.
4. 질량이나 원자번호가 상대적으로 작은 7개의 원소를 경희토류, 상대적으로 높은 10개의 원소를 중희토류라고 분류함.
5. 이번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에 포함된 희토류에는 사마륨, 가돌리늄, 페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임. 각각의 쓰임에 대해서 알아볼 만함.
6. 사마륨은 고온에서도 자성을 잃지 않는 자석인 사마륨-코발트 자석의 핵심 원료임. 사마륨-코발트 자석은 탁월한 내열성과 내부식성을 꼽고 있음.
7. 기본적으로 네오디뮴 자석은 다른 어떤 자석보다도 강력한 자성을 발휘함. 하지만 여기에 디스프로슘을 섞어 넣게 되면 네오디뮴의 작동 온도를 150~200도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음. 전기차 모터처럼 높은 자력과 일정 수준의 내열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곳에 적합하게 만드는 것임.
8. 사마륨-코발트자석과 디스프로슘-네오디뮴 자석은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있음. 우선 사마륨-코발트 자석은 앞서 말한 것처럼 탁월한 내열성과 내부식성이 꼽히지만, 네오디뮴에 비해 최대자력이 약한 편이며 원료인 코발트의 가격이 비싸고 자석 자체가 깨지기 쉬운 단점이 있음.
9. 그렇기 때문에 사마륨-코발트 자석은 정밀 유도 미사일, 레이더 시스템, 인공위성 등의 극한의 온도 변화를 버텨내야 하는 분야에서 많이 쓰이기도 하고, 고온의 멸균 과정이 필요한 의료용 임플란트 및 센서, 고열이 발생하는 특수 산업용 모터에 많이 쓰임.
10. 디스프로슘-네오디뮴 자석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 자성을 가지고 있으며 내열성을 보강했지만, 디스프로슘을 첨가해도 사마륨-코발트 자석의 내열성에는 미치지 못함. 그리고 철이 주성분이라 부식에 매우 취약해서 반드시 표면 코팅이 필요함.
11. 쓰임처에는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의 구동모터, 풍력 발전 터빈, 가전제품, 로봇, 모터 등으로 굉장히 다양함.
12. 가돌리늄은 MRI 촬영 시 조영제의 주성분으로 활용되어 영향의 선명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주며, 중성자의 흡수 능력이 뛰어나 원자로 제어봉, x선 감지기 등에도 많이 쓰임.
13. 루테튬은 양전자 단층 촬영 스캐너의 섬광체로 사용되어 암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기도 하고, 석유 화학 공정에서 촉매로도 사용됨.
14. 양전자 단층 촬영은 PET라고도 하는데, 정맥에 방사성 포도당 유사 물질을 주사해 에너지 대사가 비정상적으로 활발한 세포(암)는 더 많은 포도당을 끌어다가 사용한다는 점을 이용하여 암 내부에 방사성 물질을 침투시켜 감마선을 만들어내는 것임. 그럼 PET 스캐너는 이 감마선을 검출해 우리 몸 어느 부위가 특히 세포활동이 활발한지를 보여주는 지도를 만들어냄. 루테튬은 스캐너 안에 포함되어 방사선을 빛으로 바꾸는 역할을 함.
15. 터븀은 녹색 빛을 내는 형광체의 핵심원료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LED, TV 등에 많이 쓰여 선명한 색상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원소임.
16. 이트륨은 적색 형광체의 재료로 터븀과 함께 디스플레이의 색 재현율을 높이는 데에 마찬가지로 도움이 됨. 이외에도 레이저나 고온 초전도체, 내열합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됨.
17. 스칸듐은 알루미늄과 합금하면 매우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은 소재를 만들 수 있는데, 이는 항공 우주 산업에서 주목받는 원소로 전투기나 인공위성 등의 기체 무게를 줄여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됨.
18. 당장 7개의 원소의 쓰임도 이렇게 다양한데, 17개의 원소의 총 쓰임은 얼마나 다양한지 예상할 수 있음.
19. 중국은 전세계에 매장된 희토류의 37%가 매장되어 있음. 단순히 매장만 많이 되어 있는 게 아니라, 생산량으로는 70%에 육박하고, 정련 및 가공 분야에서는 약 85~90% 정도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임. 선진국들이 환경오염과 비용상승으로 차츰 희토류에 대한 생산을 줄이는 와중에 중국은 확장시키면서 전세계 시장을 독식하게 된 것임.
20. 서방세계에도 운영중인 희토류 광산이 있음. 바로 MP 머티리얼스가 운영하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북미 유일의 대규모 희토류 광산인 마운틴 패스(미국), 서호주에 위치한 세계 최고 등급의 희토류 광산이며 라이너스가 운영중인 마운트 웰드 광산, 브라질에 위치한 세라 베르데 정도가 있음.
21. 하지만 이들은 생산한 농축물을 중국으로 보내면서 경쟁력을 잃게 됨.
22. 하지만 요즘 희토류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가 차원에서 광물 안보를 지키기 위해 공급망을 개편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음.
23. 서방세계에서 가장 큰 비중국계 정련 공장인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콴탄 공장은 앞서 얘기한 라이너스가 운영중임. 추가적으로 호주 칼굴리에 1차 가공 공장을, 그리고 미국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텍사스에 중희토류 분리 공장을 건설하며 공급을 다변화하고 있음.
24. MP 머티리얼스의 경우 생산한 농축물을 중국으로 보냈지만 최근 자체 분리 정련 시설을 완공하고 가동하기 시작함. 이곳에서 생산된 희토류 산화물은 미국 내에서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
25. 에너지 퓨얼스의 화이트 메사 밀 공장의 경우 원래 우라늄을 처리하던 곳이었으나, 최근 희토류 원광인 모나자이트를 처리하여 희토류 탄산염을 생산하는 시설로 전환함. 브라질 등지에서 모나자이트를 수입해 미국 내에서 1차 가공을 수행하고 있음.
26. 중국의 영향력을 벗어난 곳 중 가장 큰 희토력 잠재력을 가진 곳으로는 그린란드, 스웨덴, 베트남 정도가 꼽힘.

27. 그린란드 남부의 크반네펠트 광상은 오랫동안 전세계에서 가장 큰 미개발 희토류 매장지 중 하나로 알려져 왔음. 잠재 매장량이 어마어마하여 서방 세계의 희토류 공급망을 단번해 해결해줄 것으로 추정됨.
28. 하지만 2021년 그린란드 정부가 환경문제와 주민들의 반대로 우라늄 체굴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킴. 이로 인해 현재 크반네펠트 프로젝트는 사실상 무기한 중단된 상태임.
29.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으로 1979년부터 자치권을 얻어 상당 수준의 자율성을 누리고 있음. 국방과 외교 등의 일부 주권은 덴마크가 행사하지만, 지하자원 개발을 포함한 대부분의 내정은 그린란드 자치 정부가 직접 결정하는 것임.
30. 하지만 그린란드 주민들은 언젠가 덴마크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상태임. 그린란드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덴마크인이 아니라 이누이트족으로, 스스로를 별개의 민족이자 국가로 인식하고 있음.
31. 정치권에서도 기본적으로 독립은 공통의 목표이지만, 경제적인 자립을 이뤄내기 위해 광산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쪽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통해 서서히 독립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어 있는 상태임.
32. 그린란드가 덴마크와의 관계를 오래 이어가지 않고, 독립을 신속하게 이루기 위한다면 다음 단계는 자유연합협정을 맺는 것임.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p3ygl230gxo
그린란드를 원하는 트럼프: 앞으로 가능한 4가지 시나리오 - BBC News 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밝힌 가운데 BBC는 이와 관련한 4가지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www.bbc.com
33. 미국은 마셜제도, 미크로네시아 연방, 팔라우와 자유연합협정을 맺고 있음. 이것은 미국이 경제 원조를 제공하는 대신, 군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협정임.
34. 이미 미국은 세계 2차 대전 때에 그린란드를 점령하고 전쟁 후 덴마크의 그린란드에 대한 기본적인 주권은 인정하면서 사실상 미국이 필요한 권리를 얻어냄.
35. 바로 군사 기지 건설 및 운영의 무제한적 권리와 인력과 물자의 완전한 이동 자유임.
36. 미국은 그린란드 영토 어디든지 원하는 곳에 군사 기지를 자유롭게 건설하고 운영할 수 있으며, 미군 병력, 군무원, 보급품과 장비가 전부 그린란드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이 완전히 보장됨.
37. 하지만 이 협정은 냉전시대의 산물로 군사적 권리에만 집중되어 있음. 자원 접근권과 경제적인 영향력이 부재함.
38. 그리고 그린란드가 독립한다면 이 조약의 효력은 불확실성이 생김. 1951년 맺은 협정이 과연 승계될지 혹은 독립 후 경제적으로 취약한 그린란드가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중국이나 러시아와 손을 잡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음.
39. 최악으로는 중국이 희토류 개발권을 독점하거나, 러시아가 새로운 군사협력을 맺는다면 미국의 앞마당에 폭탄이 떨어지는 격임.
40. 하지만 자유연합협정이 맺어진다면 그린란드가 독립한 주권국가가 된 뒤에 맺을 수 있다는 한계는 있지만 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카드가 됨.
41. 자유연합협정은 그린란드와 직접 맺는 영구적인 약속으로, 미국은 그린란드의 국방과 외교를 책임지는 대신, 군사적 권리(영토 사용)과 희토류 자원에 대한 독점적인 접근권까지 영구적으로 확보할 수 있음.
42. 이 협정을 맺으면 미국에 완전히 종속되는 것으로, 중국이나 러시아가 경제적,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화벽이 됨.
43. 따라서 미국은 단기적으로는 그린란드가 중국과 같은 외부세력에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도록 서방의 울타리 안에 묶어두기 위해 그린란드에 영사관을 열고 경제원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그린란드 자치 정부 및 주민들과 직접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해 독립 후 가장 손을 먼저 잡을 파트너는 미국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음.
44. 만약 그린란드가 영토 내의 희토류를 개발하기로 한다면, 아마 미국-덴마크-그린란드의 3자 협정일 가능성이 높지만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가 독립한다면 중국과 러시아 미국 사이에 피터지는 싸움이 발생할 것 같은 상황임.
45.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덴마크로부터 매입하겠다는 발언을 하는 것임. 독립해버린 그린란드가 사실 미국과 자유연합협정을 맺을 거라는 확실성도 없을 뿐더러 현재 그린란드에 중국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임.
46. 그린란드의 독립이 어떻게 진행될지, 광물개발권이 어느 나라 손에 쥐어질지에 대해서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함.
47. 스웨덴의 경우 유럽연합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못해도 10~15년 정도가 더 소요될 전망임.
48. 베트남은 아직 희토류 원광을 분리 정제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서방파트너로부터 기술을 인계받아야 한다는 한계가 있으나 호주의 블랙스톤 미네랄스가 1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는 등의 개발을 추진하고 2030년까지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음.
49. 미국의 희토류 채굴 기업 MP 머티리얼스의 주가가 폭등한 적이 있음. 이는 미 국방부가 MP 머티리얼스의 전환우선주 4억 달러어치를 매입하여 지분 15%을 확보하고, MP 머티리얼스가 생산하는 핵심 희토류인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산화물에 대해 킬로그램당 110달러 최저가격을 보장하며, MP 머티리얼스가 새로 짓는 제 2자석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석 물량 전량을 향후 10년 간 구매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임.
50. 미국의 희토류 개발은 육지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님. 심해에서 광물을 확보하려는 기업에게도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음. 이 기업은 바로 TMC(The Metals Company)로, 태평양 해저에 널려있는 다금속 단괴를 채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
51. 특정국가의 영토가 아닌 공해에서 자원을 채취하므로 중국과 같은 특정 국가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아직 국제 해저기구의 체굴 규제 승인이 아직 나지 않았다는 점, 환경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가 등의 큰 과제를 안고 있음.
52. 일본도 희토류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음.
53. 2010년 9월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 열도 인근 해상에서 중국 어선이 일본 해상보안청의 함선과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졌었음. 일본은 중국인 선장을 체포했고,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전면 중단함.

54. 당시 일본은 희토류 수입량의 90%가 넘는 양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음. 일본 산업계 전체는 희토류의 공급 중단으로 마비 위기에 처함.
55. 자동차의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은 희토류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함. 도요타, 혼다 등의 자동차 업계는 큰 타격을 받았음. 그 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 하드디스크, 카메라 렌즈, 광섬유 등 일본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던 거의 모든 첨단제품에 희토류가 필수적으로 사용됐음.
56. 결국 일본은 중국인 선장을 구속한지 약 2주 만에 석방할 수밖에 없었고, 자원 무기화라는 중국의 압박에 굴복한 외교적 패배로 인식되게 됨.
57. 그 이후로 일본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게 됨. 정부 기관 중에 일본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가 앞장서서 길을 열고 상사들이 실제 사업을 성사시키는 모델을 통해 공급망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것임.
58. 일본 상사들은 앞서 언급된 호주의 기업 라이너스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 라이너스가 생산하는 희토류 물량의 상당 부분을 장기간 일본으로 우선 공급받는 권리를 확보함. 이를 통해 일본은 희토류 수요의 약 30%를 중국이 아닌 곳에서 조달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게 됨.
59. 5대 상사 중 하나인 스미모토 상사는 MP 머티리얼스와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산화물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함.
희토류의 무기화가 예상보다 더욱 빠르게 진행됐고,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함. 환경오염이고 임금이고 무시해버리고 생산하는 중국이 어찌보면 대단해보이기도 함. 그린란드의 독립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주시해야 할 문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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