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헬스(UNH) 완전 분석 |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투자 가치는? (1편)
1. 얼마 전 13f 공시가 나왔음.
2. 13f 공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규정 에 따라 1억 달러 이상의 자본을 투자하는 기관 투자자가 SEC에 제출하는 분기 보고서로, 관리 중인 모든 주식 자산을 나열함.
3. 여기에는 우리나라 국민연금 뿐 아니라, 온갖 헤지 펀드 회사들, 버핏의 전 분기까지의 포지션을 살펴볼 수 있음.
4. 가장 관심을 끌었던 건 단연 유나이티드 헬스일 것임.
5. 유나이티드 헬스(이하 UNH)는 간략하게 말해 미국 의료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는 거대한 헬스케어 복합기업이라고 볼 수 있음.
6. 건강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헬스케어 서비스 및 기술을 담당하는 ‘옵텀’ 부문으로 나뉘어짐.
7. 유나이티드 헬스 케어 부문은 미국 최대의 건강보험사로, 미국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건강보험 회사임.
8. 개인 및 단체 보험, 공공보험(메디케어, 메디케이드)로 구성되어 있음.
9. 메디케어는 65세 이상 고령층을 위한 연방정부 의료보험 프로그램이고,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 보험 프로그램으로 주 정부와 계약하여 운영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음.
10. 옵텀 부문은 전통적인 보험업(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을 넘어서 의료 서비스, 데이터 분석, 약국 서비스 등의 모든 영역에 진출해 있음.
11. 옵텀 부문은 세가지로 분류됨. 여기에는 옵텀 헬스, 옵텀 인사이트, 옵텀 Rx가 바로 그것임.
12. 먼저 옵텀 헬스는 의료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부문으로, 외래 수술 센터, 긴급 진료 센터, 1차 진료 클리닉 등의 많은 의료 시설을 직접 소유하고 운영함. 약 6만 명 이상의 의사를 포함한 거대한 의료진 네트워트를 보유하고 있고, 원격 진료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도 제공함.
13. 옵텀 인사이트는 병원, 정부, 생명과학 기업등을 대상으로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고 운영효율을 높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함.
14. 옵텀 Rx는 미국에서 가장 큰 약국혜택관리(PBM) 중 하나임.
15. PBM은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가를 협상하고, 처방약 목록을 관리하고, 약품 유통 과정에 깊숙히 관여함.
16. 유나이티드 헬스가 어떻게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는지를 알려면, 우선 미국의 의료시스템이 작동하는 구조에 대해 알아야됨.
17. 병원은 모든 의료 서비스(수술, 검사, 입원실 사용을 포함)에 대한 자체적인 가격표(차지마스터)를 가지고 있음.
18. 이제 보험사와의 협상을 시작함. 민간 보험사는 거대한 가입자 네트워크를 무기로 각 병원과 개별적으로 협상하여 자신들의 보험 가입자에게 적용될 할인된 가격, 협상가격을 정하게 되는 것임.
이때 이 협상 가격은 보험사와 병원 간의 기밀 계약 사항이라 외부에 공개되지 않음.
19. 환자 본인 부담금을 결정함. 여기에는 세가지가 있음.
디덕터블(Deductible): 보험 적용이 시작되기 전에 환자가 먼저 지불해야 하는 금액
코페이먼트(Copayment): 병원 방문이나 특정 서비스 이용 때마다 내는 금액
코인슈어런스(Coinsurance) : 디덕터블을 채운 후에 전체 의료비 중 환자가 부담하는 일정한 비율
20. 가령, 가격이 10만 달러짜리 수술이라도, A보험사와의 협상 가격이 3만 달러일 수 있음.
21. 환자는 디덕터블 5천달러, 코인슈어런스 20%짜리 보험을 가입했다면, 처음에 5천 달러를 내고, 남은 2만 5천 달러 중에 20%인 5천 달러를 더해 총 1만 달러를 내야 함.
22. 약값의 결정 과정도 비슷함.
23. 제약사의 도매가(WAC, Wholesale Acquisition Cost)가 있고, PBM이 보험사를 대신하여 제약사와 약값 및 리베이트(사후 환급금)를 협상하고, 어떤 약을 보험 적용 목록에 포함시킬지를 결정함.
24. 이 역시 PBM과 제약사가 받은 리베이트가 최종 약가에 얼마나 반영되는지는 알기 어려움.
25. 환자가 약국에서 약을 구매할 때, 가입한 보험 플랜의 조건에 따라 최종 본인 부담금이 결정됨.
26. 가령 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영역이라면, 엄청난 금액이 적힌 영수증을 받게 됨.
27. 보험사가 계약을 맺지 않은 병원이나 의사에게 치료를 받으면, 보험사는 비용의 일부만 지급하거나 아예 지급을 거부할 수 있음. 이런 경우 환자에게 병원의 기존 수술단가(위의 예시에서는 10만달러)를 청구받게 됨.
28. 약값도 마찬가지임.
29. 병원의 입장에서도 대형 보험사들과 계약을 맺는 것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보험사와 협상을 할 수밖에 없음.
30. 병원도 여러 보험사와 각각 다른 계약을 맺음. 미국에는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시그나, 애트나, 앤썸 등의 많은 대형 보험사들이 경쟁하고 있음.
31. 문제는 각 계약마다 협상가격이 다르게 잡혀, 같은 곳에서 같은 수술을 받아도 환자 부담금이 달라질 수 있음.
32.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계약자는 3만 달러만 내면 받을 수 있는 데에 반해, 시그나 계약자는 4만달러를 내야 받을 수 있는 수술이 된다는 말임.
33. 이제 본격적인 문제가 나옴.
34. 첫번째, 보험 시장은 시장 과점적인 성격을 띠고 있음.
35. 소수의 대형 보험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임. 따라서 경쟁을 제한하여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의 종류와 가격을 침해할 수 있음.
36. 두번째, 보험사는 어떤 병원의 어떤 시술을, 어떤 의사가 어떤 약 처방을 보장해 줄지 결정하는 ‘문지기 역할’을 할 수 있음.
37. 예를 들어, 감기에 동일한 효과가 있는 약제가 A와 B가 있다고 가정해봤을 때 보험사가 보장하는 A약을 선택할 수밖에 없음.
38. 오히려 B가 의사에 의해 추천되더라도, 어쩔 수 없이 A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임.
39. 그래도 B를 쓰고자 한다면, 환자의 기저질환에 의해 이 질병에 대해 보험사가 권장하는 A를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되거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므로 의학적으로 반드시 B가 필요하다는 ’예외 적용‘을 의사가 공식적으로 요청하여야 함.
40. 이런 경우에도 이 요청서는 보험사의 의료 검토팀으로 넘어가고, 내부 가이드라인과 비용 효율성을 기준으로 판단함.
41. 매우 높은 확률로 ‘그래서 A가 확실히 부작용 혹은 효과가 없다는 증거가 어디에 있나?’라는 Step Therapy를 이유로 거절 당함.(1차 거절)
42. 이제 1차 거부 결정에 불복하면 공식 이의 제기 절차에 들어갈 수 있지만, 엄청난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부분 포기할 수밖에 없음.(불복하고 외부 독립적 의료검토까지 들어간다면 실제 승률은 60~80%까지 올라감)
43. 설사 그 약이 예외로 통과되더라도, 보통 가장 높은 환자 부담이 들어가는 Specialty Tier를 적용시켜 환자부담액을 산출함.
44. 이런 등급을 받은 B약은 A가 고정된 금액(50달러, 100달러 등)을 내는 것(코페이)이 아니라 약값 총액의 일정 비율을 환자가 부담하는 방식임.
45. 즉, 한달 약값이 1000만원인 B약이 Specialty tier로 예외 적용되어 30% 코인슈어런스 등급으로 적용된다고 가정해보았을 때, 환자는 300만원을 부담금으로 내야 한다는 것임.
46. 다시 문지기 역할로 돌아가서 이는 약값 뿐 아니라 어떤 의사와 어떤 병원에 갈 수 있는지도 통제함.
47. 인네트워크와 아웃네트워크를 구분함으로서 네트워크 내부의 병원을 이용하도록 통제하는 것임.
48. 치료 방법까지도 통제하는데, 이것을 사전 승인(Prior Authorization)이라고 부름.
49. 의사가 환자에게 특정 수술, 시술, MRI 또는 어떤 치료가 필요하다고 해서, 비로 시행할 수는 없음.
50. 우선 보험사에 이 치료 계획을 보내 “이 치료는 꼭 필요하고, 우리 보험사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허락을 받아야 함.
51. 이 과정에서 의사지만 환자를 직접 본적도 없는 보험사의 심사 담당자가 ‘의학적으로 불필요하다’거나 ‘더 저렴한 대체 치료법이 있다’라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할 수 있음.
52. 세번째, 병원마다 원가와는 무관하게 매우 높게 책정된 자체 가격표인 차지마스터를 가지고 있음.
53. 이 가격표 자체가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보험사와 협상을 시작하더라도 최종 가격 자체가 높게 형성되어 있음.
54. 네번째, 제약사는 특허 기간 동안 신약 가격을 사실상 마음대로 책정할 수 있음.
55. 제약사는 자신들의 약을 보험 적용 목록에 포함시키기 위해 PBM에 막대한 리베이트를 제공함. 따라서 이 구조는 매우 불투명하기 때문에, 최종 약가를 높이는 주범이 될 수 있음.
56. 1000달러 짜리 신약 A가 있다고 했을 때, PBM은 압도적인 가입자를 기반으로 ‘당신네 약을 쉽게 쓰게 해줄게. 대신 우리에게 매출의 40%를 리베이트로 돌려줘’라고 협상함.
57. 제약사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이 제안을 받아들임.
58. 환자는 의사에게 약 ‘A’를 처방받음. 환자의 본인 부담금이 20%라고 가정하면, 환자는 리베이트가 적용되기 전의 공식가격 1000달러를 기준으로 20%인 200달러를 지불함.
59. 나머지 800달러는 보험사가 약국에 지불함.
60. PBM은 제약사로부터 매출액의 40%리베이트, 약 한개당 400달러를 돌려받게 됨.
61. 이 거래는 환자와 약국은 전혀 알 수 없음.
62. 보험사와 PBM의 실제 비용은 1000달러에서 리베이트 400달러를 뺀 600달러임.
63. 만약 실제 가격인 600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했다면, 환자는 600달러의 20%인 120달러를 내면 됐을 것임.
64. PBM은 총액이 큰 약에서 더 많은 리베이트와 수수료를 챙길 수 있음. 따라서 제약사들은 오히려 공식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고, PBM에 더 많은 리베이트를 약속하는 방식으로 경쟁하기도 함.
65. 즉, 결과적으로 시스템 자체가 약값 인하가 아닌 인상을 부추기는 현상이 되는 것임.
66. 그리고, PBM과 제약사만 입을 다문다면 아무도 진짜 약값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장 기이하고 이 시스템을 유지시킬 수 있는 비밀이 됨.
67. 다섯번째, 상위 3개의 PBM(CVS Caremark, Express Scripts, Optum Rx)이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음. 이들은 보험사와 제약사 사이에서 약값 협상, 처방약 목록 관리 등을 담당해 막대한 수익을 올림. 이들도 독과점이라는 의미임.
68. 심지어 최악은 거대 보험사, 약국 체인과 PBM이 한몸인 경우가 많음. 유나이티드헬스-옵텀, CVS-CVS Caremark 가 그 예시임.
69. 따라서 이 전체가 독과점인 시장이라, 대형 보험사들의 입맛대로 환자가 지불할 금액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