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vs 재무부 차이 완전 정리 | 국채 바이백·SLR·역레포 개념 쉽게 설명

1. 달러의 흐름을 조절하는 것은 연준과 재무부가 다루고 있음.
2. 기본적으로, 이 둘은 소속이 다름. 행정부의 산하 여러 부서 중 하나로 재무부가 있고, 연준은 독립기관으로서 작동하는 것임. 재무부는 행정부의 정치적성향을 띠고 국가의 재정정책을 결정하지만 연준은 기본적으로 중립 입장에서 국가의 통화정책을 결정함.
3. 그러다 보니, 이 둘의 정책 목표 사이에 충돌이나 괴리가 나타날 때가 있음.
4. 트럼프가 연준 의장인 파월로 하여금 인하를 독촉하는 이유가 이것임. 파월이 보기에는 경제의 건전성이 아직 금리를 낮추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하기 때문이고, 그렇기에 연준의 권한인 금리 조절 카드를 아직 쓰지 않았기 때문임. 그리고 이는 미국이 국채로 인한 이자비용이 커지는 요인이 되고 있음.
5. 재무부도 채권금리를 조절 및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몇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연준만큼 자유롭지는 못함.
6. 재무부가 잘 사용하는 카드를 살펴보면, 국채 바이백이나 TGA(재무부 계좌) 잔고 조절 등이 있음.

7. 국채 바이백은 말 그대로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를 만기가 되기 전에 다시 사들여서 시장에 재무부의 현금을 주입해주는 것을 말함. 이렇게 되면, 인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초장기 국채의 수요를 국가가 책임져주면서 안정성을 더해주고,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발행한 채권을 다시 매입하고 낮은 금리의 채권을 다시 발급해서 총 이자비용을 낮출 수(refinancing) 있어 재무 건전성도 올라가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
8. 문제는 재무부의 곳간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님. 현재 TGA가 바닥을 찍고 있고, 재무부가 돈이 없으니 더 돈을 달라는 안건을 의회에 제출하게 되고, 이는 우리가 부채협상이라고 부르는 이벤트임.
9. 때문에 재무부는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서 현금을 마련하고 장기 국채를 매입해야 함.(개인이 카드깡하는 원리와 비슷함)
10. 하지만 미국의 신뢰성이 흔들려 현재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5%를 넘어가는 상황에서는 채권을 새로이 발행하는 게 오히려 이자비용을 키우는 행동임. 즉, 이미 발행한 채권의 금리가 더 낮아서 그 채권을 매입하고 새로 발행하면 더 웃돈을 주어야 한다는 것임.
11. 현재 미국은 국채 바이백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있는데, 단기 국채를 발행하고 마련한 현금을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음.
12. 단기 국채의 경우에는 장기 국채보다 위험성이 기본적으로 작기 때문에 더 적은 금리에 발행할 수 있고, 어쨌든 장기국채를 매입하면서 채권시장에 안정성까지 제공할 수 있으므로 합리적인 선택임.
13. 단기국채의 공급이 엄청나게 늘어나게 됨. 채권가격으로 하락하고, 더 이자비용을 많이 치루어야 단기채를 발행해서 필요한 현금을 조달할 수 있음.
14. 게다가 부진한 지표들로 앞으로 빠른 시일 내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을 참여자들이 예상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발행될 금리의 채권은 전부 다 낮은 금리의 채권일 것이라고 생각하여 채권을 사모으기 시작하고,채권 가격이 치솟아 장기채 금리가 여기에 영향을 받아 내려가게 됨.
15. 어떤 시점에서 장기채의 금리보다 단기채의 금리를 더 잘 쳐주기 시작함.
16. 이렇게 시장 참여자들이 우려하는 이벤트 중 하나인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함.

17. 장단기 금리역전은 현재 상황이 매우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임.
18.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할 경우 은행은 큰 피해를 입음. 기본적으로 은행이 수익을 일으키려면, 단기로 싸게 빌려서(예금) 장기로 비싸게 빌려주는 것(대출)으로 기본으로 함. 이걸 ”예대마진“이라고도 부름.
19. 은행은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장기화될 경우 단기로 돈을 빌릴 때는 웃돈을 주고 빌려야 하고, 장기로 빌릴 때는 싸게 빌려주어야 함. 이건 간단하게 말해서 은행의 대출금리에는 어떤 기준이 있기 때문임.
20. 장기 대출 금리의 경우 기본적으로 10년물 국채 금리를 기준으로 삼아 형성됨. 즉, A은행사가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하여 10년물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다른 은행들보다 대출금리를 높게 받으면, 자연스레 그 은행에는 고객이 줄어들게 됨.
21. 두번째 이유로는,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수요가 엄청나게 줄어들기 때문임. 수요(우량 기업 및 개인)가 극도로 위축되는데 은행은 이 고객들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므로 울며 겨자먹기로 낮은 금리에 대출을 해주려고 하는 것임.
22. 다시 원래로 돌아가서, 이런 상황이 전개될 위험 때문에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은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임.
23. TGA의 잔고는 의회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서 재무부는 돈을 풀어서 재정지출을 감수할 자신이 없을 것임.
24. 그렇다면 연준은 어떤 카드를 쓸 수 있을까?
25. 연준은 기본적으로 공개시장운영(OMO)이라는 도구를 잘 사용함.
26. 연준이 직접 시장에서 국채나 주택저당증권(MBS)를 매입하여 연준의 돈을 푸는 방식임. 이를 대규모로 하면 양적완화(QE)라고 이야기함.
27. 주택저당증권이라는 건 은행에서 주택을 담보로 한 여러 모기지 대출을 묶어 금융상품을 만든 것임. etf라고 생각하면 편한데, 시장 전체에 투자하고 싶은 경우 우리가 지수 추종 etf를 매매할 수 있듯이 투자자가 거래하기 쉽게 하기 위해 MBS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됨.
28. 연준은 국채를 구입해서 채권 금리를 안정시키고, mbs를 매입해서 주택시장에 개입해 모기지 금리를 낮출 수 있음.
29. 레포와 역레포라는 도구도 있음.
30. 레포란 연준이 돈을 단기적으로 공급할 때 사용하는 도구임. 하루 동안 연준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응급조치와 같은 성격을 띠고 있음. 은행이 지출해야 하는 돈보다 돈이 없는 경우, 연준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국채를 담보로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자금을 빌리고, 주로 하루 뒤에 유동성 문제가 해소된 뒤 갚는 식으로 진행됨.
31. 역레포란 연준이 돈을 단기적으로 흡수할 때 사용하는 도구임. 하루 동안 연준이 과잉한 유동성을 흡수할 때 사용하는 “자금의 주차장” 역할이라고 보면 파악하기 쉬움. 돈이 많아서 마땅히 투자할 곳이 보이지 않을 때, 연준이 가지고 있는 국채를 담보로 맡기면 기본적인 약간의 이자와 함께 그 다음날 돌려주는 식으로 진행됨.

32. 최근 뉴스를 보면 역레포 잔고가 감소했다 라는 뉘앙스의 뉴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여기서 역레포 잔고라는 건 하루 동안 발생한 역레포를 통해 연준에 맡긴 돈의 총액을 의미함.
33. 이게 왜 경제적인 적신호냐 하면, 일종의 ”완충지대“가 사라진 것이기 때문임.
34. 역레포를 통해 맡겨지는 돈은 그야말로 안전한 투자처를 찾다찾다 못찾아서 연준에 맡겨 1원이라도 더 안정적인 이자를 받기 위해 맡겨진 자금임. 즉, 역레포 잔고가 감소했다는 것은 대부분의 역레포로 맡겨지던 자본들이 대부분 매력적인 투자처인 어딘가에 묶여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음.
35. 개인의 포트폴리오를 꾸릴 때도, 일정 비율의 현금은 항상 가지고 있는 것이 추천됨. 그 이유는 당연히 위험이 닥쳤을 때 여유자금으로 긴급하게 집어넣어 리스크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임.
36. 같은 맥락으로, 역레포 잔고가 감소한다는 것은 미국 전체 경제에서 실탄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리로 해석될 수 있고, 약간의 위험이 닥쳐오더라도 경제 전반에 강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소리와 같음.
37. 최근 SLR 규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음.
38. SLR은 은행이 적어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자본의 양으로 건전한 은행의 최소한의 기준임.
39. 원래는 은행이 지켜야 하는 건전성의 기준에는 RWA(위험가중자산)가 있었음.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는 100% 자산으로 잡히게 하고, 신용도가 매우 높은 국채의 경우에는 위험가중치가 0으로 잡히게 되어 사실상 자기자본을 쌓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임.
40. 그런데 은행들이 이를 악용함. 즉, 은행들이 위험자산은 숨기고 안전자산만 보유한 것으로 꾸며 규제를 회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임.
41. 예를 들면, 신용이 박살난 채권(위험자산, 서브 프라임 모기지) 수천개를 모아놓고 MBS를 만듬.
42. 이 MBS를 선순위 조각이라는 이름 아래에 가장 먼저 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채권의 집합, 후순위 조각은 반대로 떼먹힐 가능성이 높은 채권의 집합, 그 사이 중순위 조각으로 쪼갬.
43. 선순위 MBS는 상환기간이 짧고, “선순위 채권이 동시다발적으로 한번에 부도나지 않는 한 투자하기에 안전하다“라는 논리로 최고 등급(AAA)를 부여함.
44. 은행이 다시 이 선순위 MBS를 매입함. 은행은 장난질을 통해 안전자산을 취득한 것으로 장부에 기록됨.
45. 중순위, 후순위 MBS는 팔리지 않게 됨. 따라서 투자은행은 다양한 은행에서 남은 후순위 MBS를 전부 사모으고 신용도가 좋은 몇가지 채권(프라임 모기지, 우량 회사채 등)들을 끼워넣어 새로운 CDO(부채 담보부 증권)를 만들어냄. 이 cdo들 마저 선순위, 중순위, 후순위로 나뉘어졌었음.

46. 몇가지 신용이 좋은 채권들과, 신용도가 좋은 은행들로부터 발행된 MBS라는 논리로 또 이 선순위 CDO는 최고 등급을 부여받음.
47. 이렇게 신용이 좋은 파생상품만을 가지고 있는 은행은 100%자산으로 잡히는 신용도가 낮은 채권을 가지고 있는 은행보다 훨씬 적은 자기자본으로도 같은 규모의 자산을 운용할 수 있었음.
48. 가령 100% 자산으로 잡히는 회사채 100만원어치를 가지고 있었다면, 은행이 가지고 있어야 할 자기자본은 100만원 * 100% * 8% = 8만원이지만 같은 금액의 MBS를 가지고 있는 은행의 경우 AAA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100만원 * 20%* 8% = 1만 6천원 만을 가지고 있었으면 됐었기 때문임.
49. 돌아와서 이런 RWA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규제가 SLR 규제임.
50. SLR이 규제하고자 하는 바는 “위험도를 따지지 말고, 니가 굴리는 돈(총 자산)의 적어도 5%는 무조건 핵심 자본으로 현금을 쌓아둬라.“라고 말하는 것임.
51. 그런데 논쟁거리가 되는 부분이 바로 “위험도를 따지지 말고”라는 부분임.
52. 절대적인 안전자산으로 취급받는 미국채나 연준에 예치된 지급준비금 같이 극도로 안전한 자산들도 전부 “총 자산”에 포함되다보니, 은행 입장에서는 국채를 매입해도 그에 해당하는 자기자본을 더 쌓아두거나, 아니면 아예 국채를 더 매입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어야 함.
53. 이는 결국 국채 수요를 감소시키게 되므로, 미국의 현 상황에서 그리 달가운 소리는 아님(국채 금리 증가).
54. 그래서 트럼프가 SLR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저렇게 이야기 하는 것임.
55. 여기서 SLR이 완화되게 된다면, 역레포잔고가 줄어드는데 더 큰 요인이 될 수도 있음.
56. 대형 은행이 여력이 생기므로, MMF와 같은 초단기 금융상품과 레포 거래를 해서 미국채에 투자하고자 함.
57. 대형 은행이 연준보다 약간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할 것이므로, MMF는 당연히 연준의 역레포거래에서 돈을 빼고 대형 은행에 돈을 빌려줄 것임.
58. 이런 이유로 결국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미국 경제 전체가 대응할 수 있는 실탄이 점점 적어지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
채권금리가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재무부와 연준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이 소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연준은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입장인 듯하고, 재무부는 실탄이 다 떨어져 가고, 미국채의 신뢰성이 의심받기 시작한 상황임. SLR 규제를 풀어서 민간자본까지 동원해서 채권금리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SLR규제 완화가 현실화 되는지와 국채 바이백 프로그램의 축소 유무, 그리고 단기 국채 금리는 계속 집중해서 보아야 할 듯함. SLR 규제를 풀어서 역레포 잔고가 바닥인데 장단기국채금리가 역전된다면 매우 취약한 상황이 될 듯함.